
힘들다 힘들다 하면서도
야근에 야근을 거듭하면서도
머릿속에 해야 할 일들과
해나가야 할 일들이 가득 차서
눈앞에 중요한 것들을
보지 못하고 지나친 시기를 지나

여전히 일은 하고 있음에도
시간적 여유가 생기면
불안함이 가득 차
또 다른 일을 찾는 혼란의 시기도
지나갔다.
그렇게 꼬박 1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듯하다.
늘 바빴다.
쫓기듯 퇴근 후 자면서도
불 떨어진 것처럼 일어나 출근하는 길에도
이게 맞다고
이게 살아 있는 거라고 생각하며
나를 더 몰아갔다.

직접 부딪혀야 깨닫는 나는
한 번 무너지고 나서야
멈출 수 있었다.
그렇게 무너진 후
무기력함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.
(말이 그렇지 늘 뭔가 하긴 했음)
아무렇지 않은 척
그냥 다 좋은 척하며
시간을 흘려보냈다.
시간 낭비 그거 되게 쉽더라고요?

언제나처럼 다이어리를 폈는데
하루의 시간을
온전하게 내 마음대로 꾸려서 쓰는 걸
처음 하는 기분이 들었다.
(밥벌이로) 해야 할 일들을
적어 내려가면서
(개인적인) 내가 해야 할 일들을
같이 적고
우선순위를 매겨보았다.
밥벌이를 위한 일
당. 연. 히 중요하지만
나의 일이 당연하게 밀리고 있는 게
짜증으로 느껴졌다.

한 페이지를 오려내고
이번엔
칸을 나눠
공적인 일과 사적인 일을
각각 적었다.
사적인 일이라고 해야
-청소기 돌리기
-걸레질하기
-빨래 개기
뭐 이런 거였지만,
그동안 밀리고 밀어내던 것들이라
제 때에 하고 싶었는지
제일 중요한 우선순위에 두었다.
(퀘스트처럼
내가 지금 청소기를 돌려야
다음 할 일을 할 수 있어!라고 생각하며)
그리고 알았다.
내가 청소기 한번 먼저 돌린다고
무슨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는 것을
내가 세탁기 먼저 돌린다고
빨래를 널고 온다고
일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

왜 그렇게
뒤돌아서면 남인 일에
집중했을까
사실 뒤 안 돌아도 남인데..
그놈의 밥값은 해야지! 하는 말은
누가 한 건지
반그릇 먹고 골든벨 울릴 기세로
보냈는지 모르겠다.
시간이 흐르며
자연스럽게 미화되는 중이고
좋은 것들만 남게 되는 거 보면
이런 깨달음을 위해
혹독한 시기를 비교적 짧게 겪은 거
아닌가 싶다.
이렇게 나는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.
거슬림이 하나도 없는 일상.
내가 계획한 대로 흘러가는 하루와
평온함이 더 큰 하루의 연속이다.
훨씬 적은 외부 활동을 하고
더 적은 사람들과 만나는
요즘이 제일 평화롭게 느껴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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